웃고자 합니다

[스크랩] `나노 장갑` 끼면 스파이더맨, 누구든 될 수 있다

asin0715 2007. 9. 11. 17:48

이탈리아의 토리노 폴리테크닉 대학의 엔지니어 겸 물리학자인 니콜라 푸뇨(35) 박사는 최근 스파이더맨의 옷을 만들 수 있는 공식을 정립한 논문을 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푸뇨 박사는 사람들이 끈적이 장갑과 신발만을 갖고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는 것을 볼 날도 그렇게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연합뉴스 8월30일 보도


“누구나 스파이더맨처럼 까마득한 고층 건물을 기어올라갈 수 있는 때가 다가왔다.”

예전부터 과학자들은 벽을 타고 올라가는 스파이더맨의 비밀을 도마뱀의 사촌격인 게코(gecko)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니콜라 푸뇨 박사의 연구도 게코의 비밀을 파헤쳐 얻은 것이다.

왜 게코가 현실의 스파이더맨으로 선정됐을까. 실제로 스파이더맨의 옷이 만들어져 누구든 벽을 타고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을까.


◆게코의 발바닥에는 수억 개의 주걱을 갖고 있어

게코가 벽 타기의 명수라고 세상에 소개된 것은 2000년 전문과학잡지 네이처에 터키 출신의 미국 과학자 시티(M. Sitti)박사가 게코가 가진 비밀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시티 박사는 게코의 발가락에 시테(setae)라는 수 백만개의 뻣뻣한 털이 비밀의 근원이라고 밝혔다. 시테는 지름이 수십㎛(마이크로미터, 1㎛=1백만 분의 1m)이며, 길이는 30~130㎛다.

시테 하나에 거미 한 마리가 대롱대롱 매달릴 수 있는데 이유는 시테를 이루는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의 미세한 털이 주걱처럼 끝 부분이 둥근 모양으로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걱의 둥근 부분의 크기가 수 백 나노미터이다. 최대 1000개의 나노미터 주걱이 시테 하나를 이룬다. 결국 게코는 발 하나마다 수억 개의 나노주걱을 갖고 있는데 나노주걱으로 게코는 벽에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마음껏 벽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게코의 발바닥은 끈적하다?

게코가 널리 알려진 이후 사람들은 게코의 발바닥이 끈적끈적해서 벽 타기를 잘한다고 오해했다. 하지만 게코의 발이 끈적해서 기어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게코의 비밀은 ‘벨크로(Velcro·일명 찍찍이)’와 비슷하다. 시티 박사는 “접착용 테이프처럼 끈적하다면 게코가 ‘발을 뗐다 붙였다’를 잘 하지 못할 것이다”며 “표면이 단단하면서 매끈한 물질에 게코의 발을 붙이면 잘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코의 능력은 찍찍이처럼 달라붙을 수 있는 곳에서 발휘된다. 따라서 물기가 있어도 표면이 어느 정도 거칠기만 하면 벽 타기의 능력을 유감없이 뽐낼 수 있다.

◆인공 나노주걱을 만들어라

이탈리아 튜린대의 푸뇨 교수는 게코처럼 성인 남성이 벽을 탈 수 있으려면 인공주걱의 찍찍이가 얼마나 강해야 하는지를 계산했다. 사람을 지탱하려면 마냥 인공주걱 크기를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푸뇨 박사는 “게코는 자신 몸무게의 수백 배를 지탱할 수 있지만 게코의 인공주걱 크기가 커지면 그 효과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푸뇨 박사는 “인공 나노주걱을 가진 장갑을 손에 끼우면 게코처럼 벽을 탈 수 있다”고 인간 게코의 구상을 밝혔다.

푸뇨 박사의 동료들은 인공 나노주걱의 후보로 탄소나노튜브를 꼽았다. 수 나노미터의 지름을 가진 원형 기둥 모양의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100배나 강해서 게코의 나노주걱과 물성이 흡사하다. 탄소나노튜브 제조의 선두주자인 성균관대 이영희 교수는 “탄소나노튜브가 곧게 자라다가 위쪽에서 갈고리처럼 휘어진다”며 “게코의 나노주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이를 일정한 규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간 게코가 되기 위해서는 인공 나노주걱에 자가 세척 기능 또한 필수적이다. 주걱에 이물질이 끼어서 찍찍이 효과가 감소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해결책으로 인공 주걱을 소수성(疏水性)을 띄도록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소수성은 물을 싫어하는 물성을 말하는데 자연 곳곳에는 습기가 있어서 이를 세척에 이용하려는 구상이다. 인공나노주걱으로 벽을 타면 벽의 습기가 주걱에 묻었다가 주걱이 물을 싫어하니 자연스레 떨어지게 된다. 이때 물이 주걱에 묻은 이물질을 세척하자는 게 과학자들의 구상이다. 이 교수는 “모든 물성은 나노미터 크기로 줄면 소수성을 띄기 때문에 탄소나노튜브가 물을 싫어하도록 만들기는 쉽다”고 말했다.

인간 게코를 실현하는 옷이 만들어지면 단지 흥미로운 볼거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푸뇨 박사는 “우주인들이 진공인 우주에서 외부 작업을 할 때 인간 게코가 되면 우주선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리나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는 초고층 빌딩의 청소는 덤이다”고 말했다.

인간 게코를 만드는 의복 개발이 완성될지라도 벽 타기를 할 수 있을지는 별개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의 진보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출처 : 한국아이디어클럽^성공^부자
글쓴이 : A042(신성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