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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터넷 카페 회원 11명이 모여 만든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asin0715 2005. 9. 23. 19:47
인터넷 카페 회원 11명이 모여 만든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공동 창업 프로젝트, 카페 창업 다이어리
누군가 말했다. 예전에는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꿈이었다면, 지금은 나만의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 되어 버린 세상이라고. 불 보듯 뻔한 샐러리맨들의 생활, 미래를 알 수 없는 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꿈꾸듯 이야기한다. “뭔가 함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 혼자 하기에는 자금도, 능력도 부족하니 함께 돈도 벌고, 각자의 재능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다. 여기, 모두가 꿈꾸는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나선 이들이 있다. 창업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동반자가 되어 버린 사람들의 고군분투 창업기를 들어보았다.
 


 
크고 작은 음식점과 옷가게가 밀집해 있는 명동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가정식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포하이산 420. 아담한 규모의 매장에는 대표만 무려 11명이다. 이정환, 심광웅, 이기준, 윤재선, 정윤경, 석승일, 강호준 이정호, 박은정, 이준영, 백민숙 씨가 이곳의 어엿한 주인이자 대표다.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이들을 하나로 엮어낸 연결고리는 바로 인터넷. 이들의 만남은 포하이산 420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이정환 씨가 운영하는‘음식점창업식당차리기(http://cafe.naver. com/foodshopdpen)’라는 카페방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자유로이 교환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다양한 창업 관련 정보가 게시되어 있는 이 커뮤니티는 현재 회원 수가 4천 명을 넘어섰다. 인간적인 만남으로 다져진 회원들의 유대 관계가 워낙 돈독하다 보니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갖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고. 이들의 직업과 이력 역시 다양하다. 현재 와인 스테이크 하우스와 피자 전문점 그리고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환 씨를 비롯해 유통 회사 실장이면서 갈빗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도 있고, 나머지는 대기업, 외국계 기업 회사원, 방송국 PD, 스포츠 강사로 활동 중이다. 투 잡으로 접근했지만 이제 완전 전업을 선언한 이들도 6명이나 된다. 이들은 모두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각자가 갖고 있는 능력과 힘을 모아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데 의의를 찾는다.



매장 전경.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상징하는 레드와 옐로를 바탕으로 연꽃 패턴과 갖가지 소품들이 어우러져 마치 베트남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Q1. 어떻게 공동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A
포하이산 420은 공동 창업, 공동 투자, 공동 경영의 방식으로 시작된 새로운 창업 프로젝트다. 공동 창업에 대한 생각은 카페 회원이었던 정윤경 씨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엔가, 그녀가 게시판에 십시일반 자본을 모아 무언가를 시작해 보면 어떻겠냐는 글을 올렸던 것. 많은 회원들이 마음은 있었지만 자금 부족과 경험 부족으로 섣불리 용기를 내지 못했던 터라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창업에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경영을 배울 수 있고, 또 조금씩 투자하니 위험 부담이 적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부분이었다.

Q2. 어떤 절차를 통해 만났고, 공동 창업의 장점은?
A
먼저 입점 후보지를 선정한 후 회원들에게 단체 쪽지를 통해 참여 희망자를 모집했고, 참여를 희망한 회원들 중 운영진들의 개인 면담과 각종 검증 과정을 거쳐 팀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것과 많은 경험이 있는 선험자의 조언, 각계각층에서 관련된 일을 하는 카페 회원들의 힘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3. ‘베트남 쌀국수’라는 아이템을 선정한 이유는?
A
베트남 쌀국수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을 당시 상류층이 즐겨 먹던 국수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요리법을 결합하여 현대적으로 개발한 대표적인 퓨전 요리다. 도입 초기에는 다소 생소한 맛과 높은 가격으로, 일부 미식가들에게만 인기를 모았으나 독특한 맛과 풍미가 알려지면서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때문에 전형적인 시장 성장 사이클에 진입해 있다고 분석했다




카페 회원들이 직접 그린 연꽃을 모티프로 한 벽화. 포하이산 420의 오픈을 위해 많은 카페 회원들이 도움을 주었다.


Q4. 입지 선정은 어떻게 했는가?
A
베트남 쌀국수는 아직 대중성이 약하기 때문에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점포 비용이 다소 많이 들어가도 신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상권만 좋으면 점포 입지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베트남 쌀국수는 일단 맛을 들이면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명동점은 원래 카페 회원 중 한명이 자신의 음식점 자리를 회원들에게 내주면서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업을 하는 또 다른 회원이 직접 발로 뛰어가면서 상권 분석을 해줬고, 옆에 ‘틈새라면’이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인 조건이 좋은 편이다.

Q5. 창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A
베트남 쌀국수로 컨셉트가 정해지자 이정환 씨는 새해 첫날부터 베트남으로 향했다. 호치민 시에 있는 하노이 출신의 쌀국수 명인, 차오 반 할아버지(82세)에게 베트남 음식 만드는 법을 전수해 왔고, 몇 명은 국내 쌀국수 전문점에 취직해 실전 경험을 익혔다. 11명이 함께 시장 조사 차 호치민을 방문, 그곳의 음식 맛과 분위기를 살펴보기도 했다. 또한 베트남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호치민 시내에서 약 3시간 정도 거리의‘구찌’ 마을의 대나무 가구 공장을 찾아가 가까스로 계약을 맺고, 가구를 사왔다.
 
Q6.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A
음식 맛과 인테리어다. 이 작은 쌀국수 집의 최고 자랑거리는 베트남까지 가서 십고초려 끝에 비법을 전수 받은 국물 맛이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담백하게 끓인 국물에 24가지 한약재와 허브를 사용하여 포하이산 420만의 국물 맛을 만들어냈다. 다른 베트남 쌀국수 집에 비해 향을 줄이고 청양고추와 고추기름을 많이 써 얼큰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 쌀국수가 아직 폭넓게 대중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거부감이 덜하다. 실내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베트남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디자인했다.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을 형상화한 벽화, 식기류와 곳곳에 놓인 소품 모두 마치 베트남 현지의 가정집에 온 듯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선사한다.




쌈밥과 함께 24가지 한약재와 허브로 국물 맛을 낸 쌀국수는 이곳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기 메뉴. 이곳의 모든 메뉴는 인간이 먹으면 과연 이로울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과연 이 메뉴가 우리 자식들에게 먹여서 안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다. 신선한 식자재만을 엄선하고 화학 조미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Q7. 총 투자금은 얼마나 들었으며 자금 관리의 원칙은?
A
동업의 경우 무조건 n분의 1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모두 각자의 형편에 맞게 투자했다. 2명은 5천만원씩 1억원을 투자했다. 인테리어, 식자재, 인건비, 기타 창업 자금으로 1억원, 총 3억원이 들었다. 4명은 말하자면 ‘주주’다. 자본 참여를 하지 않은 회원들은 ‘품’을 투자한 뒤 11명의 대표들은 계약서를 썼다.‘품 투자자에겐 품삯을 지급한다. 이익이 남으면 자본 투자자들은 투자 비율만큼 배분받고 나머지는 재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Q8. 음식점 운영에 있어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는가?
A
인테리어 업체 대표인 이정환 씨는 레스토랑 운영 경험 또한 풍부해 포하이산 420의 총괄 운영을, 고미술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심광웅 씨는 홍보와 기획, 경영 실무관리를 대기업에 근무하는 석모 씨는 온라인 마케팅을, 이기준, 윤재선, 정윤경, 김병한 씨는 매장 관리와 고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모두 본업인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 업무 분담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Q9. 현재 월 수익은 어느 정도고 자금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A
아직은 시작 단계라 평균 1일 2백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월 매출은 6천만원(평균 1일 매출액 2백만원×30일)으로 지출 경비는 인건비, 재료비, 경비 합해 총 3천만원으로 3천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모든 자금은 하나의 통장으로 관리되며 정기적인 결산 보고를 통해 구성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전달된다.

Q10. 아직은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포하이산 420만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처음 온 고객은 거의 다시 찾을 정도로 단골의 비중이 높아졌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된 메뉴가 객단가와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국인의 몸에 맞는 한약재 등 24가지 식자재로 24시간 우려낸 몸에 좋은 건강식, 보양식, 저칼로리 다이어트 스타일을 컨셉트로 한 메뉴 개발과 메뉴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확고한 음식 철학, 질높은 음식 제공, 분명하고 확실한 컨셉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마음 맞는 이들과 즐겁게 능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특히 더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각 매장에서 사용된 그릇과 집기, 비품 등이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직접 디자인, 컬러, 모양새와 쓰임새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구매한 것들.



베트남의 대표적인 이동 수단인 시클로를 형상화한 와인 랙. 앞으로는 이곳에서 베트남 음식과 어우러질 수 있는 와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Q11. 직원 및 운용 시스템은?
A
24시간 운영 체제로 1일 24시간 중 12시간씩 1일 2교대 혹은 8시간씩 3교대로 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과 사전·영업 중·사후 미팅 등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으며, 타임 테이블에 의한 구조적인 운영 계획, 준비 사항 체크 리스트 등 페이퍼 워크를 매일매일 해나가고 있다.

Q12. 함께 창업하기로 한 이후 가장 중요시한 점은 무엇인가?
A
전혀 모르던 사람들끼리 카페에서 만나서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공동 창업, 공동 투자, 공동 경영이란 명제로 의기투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동업은 자금이나 기술, 노하우 등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사업을 두 사람 이상이 함께하는 것이다.
서로의 의견에 따른 사전 합의도 필요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업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 특히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아무리 각자의 능력이 뛰어나고 탄탄한 자본이 있어도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공동 창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Q13. 동업하려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A
음식점을 차리려는 사람들 각자의 형편과 사정을 본다면 자금도 부족하고 경험도 없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차일피일 미루고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다보면 매번 돈에 맞춰 싼 음식점만을 고집하게 된다. 여럿이 힘을 합해 마음을 비우고 시작한다면 경제적 부담도 덜고 경험도 쌓아 갈 수 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으면 혼자서 독립 점포를 얻어 나가는 단순한 논리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Q14. 향후 계획은?
A
종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고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컨설팅도 해줄 계획이다. 프랜차이즈화할 생각도 있다.-카사리빙-

출처 : ♡귀농사모♡
글쓴이 : 里長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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